‘패배 잊은 한화’ 8연승 희생양? 롯데의 역습?…거인, ‘가장 무서워진’ 독수리 마주한다
간만에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가 거인 또한 '기록 제조'의 희생양으로 삼을까. 그게 아니면 거인이 기세등등한 독수리에 역습을 가해 새로운 화제의 주인공이 될까.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맞붙는다. 당장 두 팀의 상황은 지금 성적표로만 볼 때는 차이가 뚜렷하다.
한화는 1일 기준 8경기에서 7승(1패)을 거두며 KIA 타이거즈(5승 1패)에 1게임 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화가 개막전 포함 8경기에서 7승을 거둔 건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한화는 3월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는 패했지만, 24일 LG전부터 31일 kt wiz전까지 7경기를 내리 승리했다. 한화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이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또 이기면 지난해와 같은 8연승에 성공한다.
한화는 2005년 6월4일 두산 베어스~14일 KIA전에서 9연승을 거둔 후 지금껏 9연승에 도달한 적이 없는데, 이후에도 연승행진을 이어가면 이러한 귀한 기록도 탄생할 수 있다. 파죽지세로 10연승 기록까지 세울 경우 20세기의 기록을 깬다. 한화는 팀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 9월24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0월5일 삼성전까지 10연승을 거둔 바 있다. 한화가 2~4일 롯데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로 승리하면 25년 만에 10연승 고지를 밟는 셈이다.
반면 롯데의 분위기는 좋다고 볼 수 없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한 롯데는 가까스로 개막 4연패 탈출에는 성공하는 듯했지만, 결국 3월 동안 단 1승(1승6패)만 올렸다. 현재 롯데에선 타선의 약세가 감지되고 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 윤동희 정도를 빼면 아직까지는 존재감이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도 있다. 팀 타율은 0.252로 10개 구단 중 9위다. 팀 평균자책점 또한 4.72로 10개 구단 중 7위다. 롯데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데려오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재임 시절인 2015~2022년, 8시즌 동안 7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차지했다.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은 김태형
감독만이 달성한 KBO리그 최장 기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팀 내부에서 불안한 모습이 비친다. 올해 롯데의 봄은 더디게 오는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주 불펜 우강훈을 LG에 내주고 내야수 손호영을 데려오는 등 흐름의 반전을 노리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4월4일 경기에는 '류현진의 등판이 예상되는 경기'기도 하다. 어쩌면 류현진이 한화 10연승 달성의 키를 쥘 수도 있는 상황이다. '괴물' 류현진은 11년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화로 복귀했다. 한화가 지금처럼 분위기가 크게 달아오른 데는 류현진이 돌아온 데 따른 영향도 분명 있어보인다. 실제로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 소식 후 단숨에 2024 KBO리그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다만 한화가 시즌 초 7연승을 달리는 동안 한화 선발 투수 중 류현진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화의 유일한 패전 투수도 류현진이다. 우천 취소 등 변수가 없다면 류현진은 4월4일 롯데전에서 복귀한 후 세 번째 등판해 KBO리그 통산 99승(현재 98승 53패 1세이브)에 다시 도전한다. 한화가 연승을 이어간다는 가정 시, 팀의 10연승 도전 길목에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