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패배의 연속… KB 후인정 감독 “힘들고 지치지만, 마지막 휘슬 울릴 때까지”
‘고춧가루 부대’를 꿈꿨지만 실패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1-3(29-31 25-23 23-25 19-25)으로 패했다. 시즌 22패(4승)와 함께 승점 17,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가는 시점이다. 이제 딱 10경기만 남았고, 6위 현대캐피탈(11승15패·승점 36)과의 격차를 고려해볼 때 탈꼴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 시즌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발전할 대목을 찾으며 코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이날 만난 대한항공은 그나마 반가운 상대였다. 시즌 4승 중 2승을 빚어낸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는 녹록지 않았다. 비예나가 31득점, 공격성공률 58.82%로 분전했고, 홍상혁이 16점을 더해줬지만 패배는 피하지 못했다. 팀 블로킹 수치에서 4-16으로 압도 당하면서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상대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에게도 32점이나 내주는 등 좀처럼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후인정 감독은 “리시브가 흔들렸다. 리시브가 돼야 좋은 공격수들이 살아나는 건데, 안 됐다. 비예나 하나로는 어려웠던 경기”라며 “4세트도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점수가 확 벌어졌다”는 총평을 내놨다.
이어 사령탑은 크게 벌어진 블로킹 수치에 대해서는 “너무 보이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 상대 블로킹이 쉽게 쫓아 다녔다. (황)승빈이가 경기를 계속 지다 보니 어떻게든 풀어보려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단순하게 가야할 것도 어렵게 가면서 힘든 경기가 됐다. 승빈이가 더 편안하게 토스하며 플레이 만들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거다. 남은 시간 이야기 잘해서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시기지만, 경기는 소화해 나가야 한다. 후 감독은 “분명히 힘들다. 성적이 좋았으면 신나게, 재밌게 하겠지만 솔직히 플레이오프도 멀어졌고 선수들도 지쳤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그래도 프로 팀의 일원인 프로 선수들이다. 마지막 경기, 마지막 휘슬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 해줄 거라 믿는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