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전력의 마지막 퍼즐, 공수겸장 중견수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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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전력의 마지막 퍼즐, 공수겸장 중견수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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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핫’한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다. 오프시즌 빅리거 류현진 복귀를 성사시켜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베테랑 타자 안치홍을 영입해 내야진과 타선도 세졌다. 달라진 한화를 향해 여기저기서 ‘다크호스’ ‘5강 후보’라며 비행기 태우는 소리가 들린다. 챔피언 LG를 이긴 24일 경기, 8회에 3루 쪽원정 응원석에서 울려 퍼진 ‘최강한화’ 소리가 더는 자조적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몰라보게 좋아진 한화 전력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약점 하나가 남아 있다. 매년 주인이 바뀌었고 올해도 새 주인을 찾는 중인 주전 중견수 문제다.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 시즌인 2018년 이후 한화의 중견수 자리는 ‘뷰티 인사이드’처럼 매년 새 얼굴로 바뀌었다. 2018년 이용규에서 2019년 제라드 호잉과 정근우로, 2020년엔 다시 이용규로 중견수가 교체됐다. 2021년엔 노수광, 이원석, 유로결이 돌아가며 센터로 나섰고 2022년 주전은 마이크 터크먼이었다. 터크먼을 브라이언 오그레디로 교체한 지난해엔 신인 2루수 문현빈이 중견수로 자릴 옮겼다.

문현빈 2루수 복귀 나비효과…새 중견수 찾는 한화

올해도 한화 중견수 자리는 실험의 연속이다. 시범경기부터 매일 새로운 이름이 라인업 카드에 중견수로 등장했다. 첫날 이진영을 시작으로 요나단 페라자, 김강민, 유로결이 선발 기회를 받았고 시범경기 최종전 센터는 임종찬이었다. 개막 2연전도 첫날엔 김강민, 둘째 날엔 임종찬이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기존 주전 중견수 문현빈은 원래 자리인 2루로 돌아갔다. 이 결정과 관련해 최원호 감독은 24일 “내야를 먼저 채울 건지 외야부터 채울 건지가 관건이었다. 일단 내야부터 채운 뒤 나머지 (선수들을) 외야로 테스트하자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문현빈, 정은원, 김태연, 안치홍 등 2루 경쟁자 가운데 문현빈의2루 수비가 가장 낫다는 게 한화의 판단. 타격 역시 문현빈의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했고 주전 2루수로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작년 주전 중견수를 선택지에서 지우고 남은 외야수 가운데 풀타임 경험이 있는 중견수는 백전노장 김강민 하나다. 하지만 42세 노장이라 매일 경기에 나오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 감독은 “정경배 코치에게 물어보니 그렇게(매일) 쓰면 오래 못 간다. 전반기 안에 퍼진다고 하더라”며 쓴웃음을 보였다.

“작년에도 SSG에서 두 경기 연속 나간 적이 있는데, 그러고 나면 (당분간) 못 움직인다고 한다. 정말 중요할 때 한 번씩 아껴 써야 한다고 하더라. 컨디션이 회복되고 좋을 때 한 번 정도씩 써야지 1년 동안 쓸 수 있다.” 최 감독이 밝힌 ‘김강민 사용법’이다.

김강민을 제외한 나머지 외야수들은 중견수 수비는 되는데 방망이가 약하거나, 타격에 강점이 있지만 중견수 경험이 거의 없는 코너 외야수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공수겸장 중견수가 없는 외야 뎁스가 한화의 딜레마다.

24일 홈런 2방으로 파워를 보여준 페라자도 원래 내야수 출신으로 마이너리그 경력 대부분을 코너 외야수로 보냈다. 최 감독은 “공을 따라다니는 움직임은 생각보다 괜찮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일단은 중견수보다 우익수 기용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외국인 타자의 파괴력이 필요한 한화로선 굳이 수비 부담을 주기보단 방망이를 살리는 편이 낫다. 페라자를 무리하게 센터에 세웠다간 자칫 공격은 물론 전체적인 외야 수비까지 약해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비슷한 이유로 올해부터 외야수로 전향한 정은원을 중견수로 기용하는 것도 최 감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인터뷰에서 “정은원을 중견수에 놓고 최인호를 좌익수에 세우면 수비도 약해지고 타선도 무게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정은원은 중견수로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좌익수를 제외한 나머지 외야 두 자리는 어느 정도 중장거리를 칠 수 있는 타자가 들어가는 게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공격력 좋은 임종찬이 1순위, 이진영은 퓨처스에서 와신상담

고심 끝에 한화가 선택한 1순위 중견수는 프로 5년 차 임종찬이다. 수비보다는 타격에 포커스를 맞춘 선택이다. 최 감독은 “몇 개임 안 했지만 임종찬의 컨디션이 좋아서 먼저 써보려고 한다”며 ”그래도 타격이 되는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0 신인 2차 3라운더로 한화에 입단한 임종찬은 데뷔 시즌부터 미래 주전 외야수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카를로스 수베로전 감독이 시즌 초 ‘100타석’을 보장한 선수 중 하나로, 1군에선 아직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퓨처스에선 통산 장타율 0.452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10G 타율 0.476 장타율 0.810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프로에선 주로 우익수로 출전했지만 중견수 경험이 아예 없지는 않다. 본인도 ”고교 시절엔 중견수도 봤었다“며 의욕을 보였다. 일단 24일 경기에선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안타를 치진 못했다. 중견수쪽 타구가 거의 나오지 않아 수비력을 검증할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최 감독은 “만약 퓨처스에서 중견수가 가능한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이 좋고 임종찬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그때는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진영이다. 지난해 10홈런 50타점을 올린 이진영이 2군에서 타격감을 찾는다면 중견수 경쟁의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인터뷰에서 “작년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라며 “지난해 타격에서 보여준 게 있고 수비도 괜찮은 선수가 이진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비와 장타력에 도루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위타선에서 그런 타자가 있으면 훨씬 더 타선에 무게감이 실린다“면서 ”지금은 타격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지만, 여러가질 생각하면 이진영이 중견수에 들어가는 게 제일 좋긴 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4경기에 중견수로 출전한 이원석은 경기 후반 대수비, 대주자로 기회를 얻을 전망. 이원석은 스탯티즈 기준 수비 RAA 2.00으로 한화 중견수 가운데 가장 나은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통산 타율 0.173으로 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24일 경기에선 후반 교체 출전해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는 등새로운 매력을 발휘했다. 작년 13도루(3실패)로 기동력도 뛰어나, 타격에서 평균 이상 성적만 내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공수를 다 갖춘 외야수는 최근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 흔치 않은 자원이다. 박해민, 정수빈급 중견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은 결국 공격력과 수비력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한화는 경기 후반 대수비를 활용하고, 구장 크기와 상대 선발에 따라 라인업을 바꿔가며 다양한 실험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 한화 중원의 새 주인이 될 선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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