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선수 KBL행, 한국 농구 발전 기회" 이상면 LG 필리핀 스카우터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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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수 KBL행, 한국 농구 발전 기회" 이상면 LG 필리핀 스카우터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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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글로벌 시대답게 한국에서도 많지는 않지만 해외로 나가 농구교실 등 농구 관련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필리핀에서 17년째 이상면(LSM)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면 대표는 그 분야에서 선두주자에 가까운 존재다.

이상면 대표는 삼일상고와 명지대 등에서 뛴 한국의 엘리트 농구 선수였다. 부모님이 거주하던 필리핀으로 건너간 그는 필리핀 대학농구와 프로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에는 농구교실을 열어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면 대표는 "한국에서 대학까지 운동을 하다가 부모님이 필리핀에 살고 계셔서 좋은 기회가 닿았다. 필리핀에서 트라이아웃을 했는데 잘 진행돼서 대학농구에서 뛰고 나중에는 PBA에서도 선수로 뛰었다.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필리핀에서 농구 교실을 시작하게 됐다. 농구 교실은 2007년에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운동을 오래하다보니까 언어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런 문제가 해결이 되면서 지금은 학생도 꽤 많아졌고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 보람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농구에 대한 열기가 대단한 필리핀은 최근 FIBA 농구 월드컵을 개최하기도 했다. 기자 또한 지난해 필리핀에 갔다가 어딜가든 농구 중계 방송이 나오는 그들의 농구 사랑에 감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농구를 좋아한다. 어느 동네나 골목을 가면 항상 농구공을 만지고 즐기는 친구들을 볼 수 있다. 응원하는 것부터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까 응원하는 열기도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필리핀 현지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화려한 기술과 테크니션으로 많이 알려진 필리핀 농구지만 이 대표에 의하면 최근에는 조직적인 유럽 농구 스타일을 이식하려는 흐름도 분명하다고 한다. 이 대표 또한 패스 게임 위주의 조직적인 농구를 많이 강조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처음에 왔을 때는 드리블이 많지 않고 패스 위주의 한국 스타일의 농구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필리핀에서도 그런 걸 따라가는 스타일이다. 미국 농구에서 벗어나서 유럽 스타일의 농구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그러니까 나도 유럽 농구나 한국처럼 패스 게임 위주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이야기하는 게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니 그와 인연이 닿는 필리핀 농구인이 적지 않다. 또한 한국에서도 안면이 있는 농구인이 많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과 필리핀 농구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세대와 고려대 농구부의 필리핀 전지훈련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상면 대표는 "선수 생활을 필리핀에서 해서 그때 당시 팀원이나 코치들이 필리핀의 프로나 대학팀에 있고 친하게 지내는 중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 한국에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은사님들과 친구들이 코치로 있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 농구가 수준이 많이 올라가니까 한국에서도 전지훈련을 오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필리핀 농구의 성장과 여러 사정이 맞물려 전지훈련지로 필리핀을 고려하는 KBL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지도자는 "필리핀 가드들의 앞선 수비가 정말 좋아 선수들이 비시즌에 연습하기에 정말 좋다. 전지훈련지로 큰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 또한 "필리핀 같은 경우에는 특유의 타이트한 앞선 수비가 강점이다. 한국에 있는 대학생보다 보통 수비가 타이트하고 그리고 거친 몸싸움 속에서 나오는 멘탈 게임도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필리핀을 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동의했다.

필리핀 농구 관련해서 견문이 넓은 이 대표는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리핀 전담 스카우터를 맡고 있기도 하다. KBL의 아시아쿼터가 필리핀으로 확대되면서 필리핀 지역 스카우팅도 상당히 중요해졌다. LG에서는 저스틴 구탕이 두 시즌째 활약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대표는 "실제로 1~2곳 정도에서 연락이 왔다. 중요한 건 LG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오셨고 자연스럽게 괜찮은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시는 걸로 출발했다. 대학을 비롯해 필리핀 농구를 즐겨보고 있으니까 아는 선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지금은 더 자세하고 디테일하게 챙기고 있고 기량 외에도 멘탈이나 생활적인 부분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구탕에 대해서는 "운동 능력이 굉장히 좋고 사회성도 뛰어나고 특히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농구의 수비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LG 조상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트레이닝을 해주신 효과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구탕처럼 뛰어난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 유입은 KBL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팬들의 흥미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와 필리핀 선수가 좋은 경쟁을 펼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점점 커질 전망. 필리핀과 한국 농구를 모두 경험한 이 대표가 기대하는 점도 거기에 있었다.

이 대표는 "내가 한국으로 보낸 선수가 아직 많진 않지만 아시아쿼터 확장이 필리핀 선수들에게도 기회이나 한국 선수들에게도 기회라고 생각한다. 잘 어우러진다면 한국 농구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가 풀리고 한국 농구가 점점 해외와 교류가 많아지는 추세.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이 대표도 한국 농구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이 대표는 "나 말고도 베트남에서 정휘량 선수도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농구 선수 출신이 해외에 나와서 문화 교류 같은 느낌으로 요즘에는 전지훈련도 되게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 교류를 통해서 한국 농구도 널리 알렸으면 좋겠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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